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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01 13:35
울산제일일보(2011.11.28)-불역쾌재(不亦快哉)
 글쓴이 : 병영교회
   
가을이 가고 겨울의 문턱에 서게 되는 이맘때가 되면 흔히 인생무상을 말한다. 자연의 계절엔 그래도 순환이 있지만 인생의 계절엔 되돌이표가 없으니 그게 자연스런 일인 양 생각한다. 하기야 그런 말을 젊은이들이 듣고 좀 더 진지하게 살아야지 생각하게 된다면 다행이겠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 누가 그런 소리 듣기나 하겠나. 그러니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이제 와서 후회하고 인생무상을 토로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세월이 오가는 길목에 나가 서서 불역쾌재(不亦快哉), ‘아, 이 또한 유쾌한 일이 아닌가!’라고 외쳐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불역쾌재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또한 불역쾌재다.

모든 것을 다 움켜쥐고 살고 있으면서 애를 태웠고, 또한 많은 것을 다 누리고 살았으면서도 그 행복을 몰랐고,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그게 사랑인 줄 모르고, 많은 것을 이미 이루었으면서도 미완성의 고뇌에 사로 잡혀 탄식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게 혹시 사치와 교만이 아니겠는가? 사치하고 교만했기에 일상에 주어지는 그 많은 은총들을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차라리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다만 몇 푼이라도 끄집어내어 자서냄비에나, 토스트 가게에라도 들려 구수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토스트 몇 개 사들고 다리 및 노숙자를 찾아가보라. 무슨 인생무상이란 말인가!

‘근육성 이영양증’(신체근육이 점점 퇴화하여 나중에는 걷고 움직이는 것은 물론 호흡조차도 어렵게 되어 죽어가는 무서운 희귀병)을 앓은 메튜 스테파넥이라는 한 소년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이 소년은 이미 누나도, 형들도 다 같은 병으로 잃었고, 이제는 엄마마저도 같은 병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런 상황 가운데서 이렇게 일기를 기록했다.

“아침이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나는 살아있습니다. 나는 숨을 쉽니다. 나는 진짜 살아있는 아이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사는 메튜에게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고는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시집을 내고 싶다. 또 내 영웅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꿈은 이루어졌고, 버지니아주의 한 작은 출판사에서 메튜의 시집을 펴냈는데 놀랍게도, 그 시집은 몇 백만 부가 팔려나갔다. 후에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에 메튜를 초청했다.

메튜는 산소튜브를 주렁주렁 달고 휠체어에 앉아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아직 아이일 때 병이 낫는다면 나는 자전거도 타고 롤러블레이드도 타고 들로 산으로 긴긴 여행을 떠날 거예요. 내가 고등학생이 되어 병이 낫는다면 나는 운전면허증을 따서 차를 몰고 다니고 졸업 파티에서 춤이란 춤을 다 출거예요. 내가 할아버지가 되어 병이 낫는다면 나는 낯선 나라를 찾아가 여러 가지 문화를 즐기고 내가 찍은 사진을 손자손녀들에게 자랑삼아 보여줄 거예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병이 낫는다면 나는 고통도, 내 몸에 주렁주렁 달렸던 기계도 없이 살아가면서 내가 누리는 이 삶이 고맙다고 말하고 또 말할래요. 내가 하늘나라에 묻힐 때 병이 낫는다 해도 거기 있는 형들과 누나들과 함께 나는 기뻐할 거예요. 그 병을 고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 내 몸도 도움이 됐을 테니, 나는 여전히 행복할 거예요!” 오프라 윈프리는 방송 도중에 몇 번이고 눈물을 닦았고, “이 소년은 나의 스승”이라고 했다. 메튜는 열네 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온갖 오만과 사치를 버리자! 조그마한 것 속에 들어 있는 더 작은 기쁨이래도 찾아 불역쾌재(不亦快哉), ‘아, 이 또한 유쾌한 일이 아닌가!’ 외쳐보자! 추운 겨울이 성큼 다가와도 염려 없으리라! 포근한 세상이 될 테니까!

<유석균 병영교회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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