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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01 13:13
울산제일일보(2010.6.21)-비전메이커
 글쓴이 : 병영교회
   
<비전메이커>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이 숨을 죽여 가며 지켜보던 나로호는 너무나 빨리, 너무나 큰 허탈감을 안겨주고, 너무나 안타깝게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다. 연구진들의 수고와 노력은 뒤로 하고서라도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불가 2분여 초 만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했기에 나로호를 지켜보던 긴장감 못지않게 국민이나 언론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에 촉각이 세워졌다. 그런데 그 누구에게서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엄청난 예산만 낭비했다고 불평하지 않았다. 우리의 기술로는 한계에 다 달았다는 절망감을 주는 말이나 보도도 없었다. 오히려 이런 실패를 통해 더욱 더 견실하게 우주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우리 국민의 끈끈한 저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많은 것을 잃었어도 그래도 잃지 않은 것이 있었다.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에도 무너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희망이었다. 우리는 그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아직은 실패가 아닌 것이고, 물론 잃은 것도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평하고, 절망한다면 안목과 생각이 짧은 것이다. 언젠가 이뤄질 희망에 안목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고, 언젠가는 오늘의 손실보다 수십만 배로 주어질 내일의 보상에 생각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짧기에 희망을 보지도 창출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그리고 집중하여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먼 미래가 아니라 다만 내일이라도 희망을 보고 비전을 품는 것이다. 그리고 비전을 이루기 위해 시작하는 것이다.

수필가 최장수씨가 한 할아버지의 95세 생일에 쓴 글을 자신의 책에 소개했다. [나는 65세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했다. 회오리바람이 거셀 때도 끄떡없이 정년퇴직을 할 수 있었든 것은 내가 그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정년이 되자 직장에서는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나는 사양했다. 연금 받으며 안락한 생활을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30년이 지나 자식들로부터 95세 생일을 축하를 받으면서 민망함을 느꼈다. 내 생애 앞의 65년은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그 뒤의 30년의 삶은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 긴 세월을 무기력하게 낭비한 것이다. 만약 정년퇴직을 할 때 30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더라면 정말 그렇게는 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 다른 무엇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생각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 나는 아직 건강하다. 앞으로 10, 20년 더 살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내가 하고 싶었던 어학 공부를 시작할 생각이다. 혹시 10년 뒤에라도 왜 95세 때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는지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다.]

얼마 전 지방자치선거가 끝나고 나붙은 인상 깊은 프랑 카드를 보았다. “이제는 우리 모두 희망을 이야기 할 때이다!”는 한 당선자의 변이다. 얼마나 멋진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선자뿐만 아니라 낙선자도 이 같은 말로 성원에 대한 고마움을 대변했다면 거리마다 희망으로 물결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비전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 모두 희망을 보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꿈만 있으면, 희망을 보게 되면 인내하라 하지 않아도 참고 기다리며, 하자고 하지 않아도 하게 된다. 억지도 없고, 불협화음도 없다. 그런데 꿈과 희망을 말하거나 보여주지 않은 체 선시행이 되다보니 말들이 많다. 월드컵에서 우리는 그리스를 이겼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게는 큰 실력차를 보이면서 패배했다. 그러나 우리는 선수들을 질타하지 않았다. 오히려 격려하고 관용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래도 16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들에게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당장의 우승이냐 아니냐? 판가름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 희망을 보았기에 우리는 즐거운 것이다. 헨리 포드가 “실패란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했던 것처럼 “우리도 실패했다.”라고 말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라고 외쳐 보자. 그리고 혹 실패했더라도 “항상 실패했다”고 하지 말고, “이번 만 실패 했다.”라고 말해 보자. 아직 인생이 끝나지 않았고, 우리의 역사도 끝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성경말씀에 광야에 처하여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사야 선지자는 “주님이 다스리는 그 나라가 오면은 사막이 꽃동산되리!”라고 했다. 선지자는 곤경과 어려움에 처한 백성에게 비전을 주었다. 희망을 보게 했다. 모래 먼지 날릴 사막에 각양의 꽃이 피어나 꽃 동산을 이룰 그 멋진 비전을 그리게 했다. 지도자들이여! 언론인들이! 비전 메이커가 되십시오. 무엇보다 우선적 과제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 유석균 병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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